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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려사
1. 이혜련 원장님의 글

함께 일하던 선생님들이 독립하여 곳곳에서 활발히 일하는 소식을 듣는 것은 또 하나의 큰 기쁨입니다. 독립한 사람들마다 자기 기반을 튼실히 잡아가는 것을 보면 그동안 저희가 함께 발전시켜 왔던 방법들이 과히 틀리지 않았다는 확신을 갖게 합니다.
90년대 초부터 가장 오랜 기간 함께 일해 왔던 선생님들이 주축이 되어 이번에 한국 아동발달심리센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부분에 발달이 뒤진 아이들을 돕기 위한 기관으로 이 분야의 선구자라고 할 만큼 15년 가까이 이 일 하나에만 매달려 온 사람들이라 그 경험 면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선생님들이 이 센터를 이끌어 나가고 있습니다. 최근 3년 간은 경영도 직접 맡아 왔으므로 독립 운영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으리라 기대합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기관들이 많이 있지만 경험은 하루아침에 쌓을 수가 없는 것이므로 이 점을 스스로 굳게 믿고 자신감을 가지고 열심히 일하시기 바랍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로 시작한 기관이므로 앞으로 이 센터를 통해 예수님의 향기가 널리 퍼지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소아/청소년 전문 정신과 전문의 이혜련
  2. 손세현(가명) 어머니의 글

며칠 전 연구소를 이전하여 새로이 개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 처음에 병원을 찾던 일과 아동 문제 연구소에서 우리 아이를 치료한 그 긴 시간들이 떠올랐다.

우리 엄마들에게 있어 아이들은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우며, 단어만 들어도 입가에 미소가 번지는 마법과 같은 존재이다. 따라서 이러한 아이들에게 장애나 상처와 같은 단어를 연결 지어 생각할 수는 없다. 더구나 내 아이에게는 도저히 꿈에도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러나 두 돌이 넘어서도 아직 말을 하지 않는 우리 아이가 걱정스럽기는 했지만, 이미 옹알이도 잘 했고, 눈을 마주치면 방실방실 웃는 귀여운 우리 아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다. 신문에서 소아정신과 의사가 쓴 칼럼을 보면서도 '소아정신과'라는 분야가 따로 있구나 정도만 생각했지, 눈 여겨보지도 않았다. 그러다가 그 의사선생님이 '말이 늦은 아이를 둔 부모들을 위한 세미나'를 연다는 소식을 같은 학교에 근무하는 양호선생님으로부터 듣고, 우리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참석했다. 비록 내가 낮에는 집에 없지만, 우리 두 아이를 지극 정성으로 돌보아 주시는 도우미 할머니가 계셨고, 퇴근하여 집에 돌아오면 아이들과 함께 잘 놀았다고 생각했던 내가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혹여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말만 늦다고 생각하면서도 '아이에게 도움이 된다면' 하는 생각으로 이혜련 선생님과 상담하고 몇 가지 검사를 받았다. '반응성 애착장애'라는 생소한 진단결과 앞에 놀라고 당황스러웠지만 실감이 나지 않았다. "절망적인 것만도 아니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적절한 치료 후에는 좋은 결과를 보기도 한다"는 말에 희망을 갖고 "그래, 최선을 다하자. 아직 늦지는 않았어. 설마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어"라는 생각을 갖고,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고 아이에게 매달리기 시작했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한 1-2년만 최선을 다하면 다 좋아질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한 달 두 달 시간이 흘러가면서 마음이 점점 더 초조해지고, 원망스럽고 절망적인 느낌을 갖게 되었다. 노력하고 또 노력하지만 아이는 별 차도가 없고, 아직도 말문을 열지 않고. 모든 것이 걱정스럽고 암담했다. 아이 생각만 해도 가슴이 떨리고, 아이를 업고 가면서도, 버스를 타고 가면서도 눈물이 쉴 새 없이 떨어졌다. 치료를 한 지 1년이 지나도 별다른 차이가 보이지 않았다. 불안한 마음에 여기만 믿고 이렇게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에 여기저기 수소문하여 여러 선생님을 찾아 다녔지만 아직 『소아정신과』라는 병원조차 별로 없었고, 정보를 접할 수 있는 방법도 거의 없었다. 그나마 여러 병원의 선생님들마다 진단 결과와 치료방법도 제각각 상이했다. 어쩔 수 없이 그렇다면 이것저것 다 해보자는 생각에 치료를 병행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더 혼란스럽고 우리 아이와 나도 지쳐만 가고 있었다. 가끔씩 마주치는 다른 선생님들의 절망적인 말 한마디에, 더 큰 아이들의 별로 나아 보이지 않는 낯선 행동과 어눌한 말과 주위의 곱지 않은 눈길에도 더 큰 상처와 절망을 느꼈다. 모든 것을 다해 보고 싶었지만 현실이 허락하지 않았고, 병원마다 서로 다른 견해와 방법은 아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엄마의 우울한 얼굴과 혼란 역시 아이에게 이로울 것이 없다는 이혜련 선생님의 말씀이 그제야 가슴에 와 닿았다. 결국 2-3년의 절망과 혼돈 뒤에 정작 필요하고 중요한 사항들이 정리되기 시작했다. 병명이 무엇이든, 다른 아이의 증상이 어떠하든, 우리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엄마의 밝은 얼굴과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따스한 보살핌, 그리고 일관된 교육이라고 생각되었다.

선생님들이 우리 아이를 대하는 태도와 방법이 새롭게 보이고 느껴졌다. 연구소 선생님들이 언어치료나 작업치료 시간에 아이들에게 주입하기보다는, 아이들이 준비될 때까지 참고 기다리고 스스로 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유도하시는 모습이 크게 다가왔다. 비록 단시일에 치료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아이의 미래를 볼 때 옳은 방법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특수교육뿐만 아니라 심리학, 아동학, 유아교육 등 다양한 전공을 가진 여러 선생님들이 한데 모여 항상 공부하고 연구하면서 아이의 올바른 치료방향과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토론하면서 치료해 주시는 모습은 정말 인상 깊고 감사했다.

우리나라에『소아정신과』에 대한 관심이 적고, 특히 발달장애와 관련해서 진단과 치료방법 등에 대해 혼란스럽고 체계적이지 못했던 13년 전의 그 시절에도 연구소에서는 놀이, 언어, 작업, 인지, 가족, 그룹, 학습 등 다양한 치료교실이 열려 선생님들의 상호 학습과 협조 하에 적절한 치료가 가능했다. 요즘처럼 인터넷과 병원, 유관 기관 등 정보의 수집이 용이하지 않은 그 시절 연구소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와 소책자는 어려움을 겪고 있던 우리 엄마들에게 한 줄기 단비 같은 정보들이었다. 아이가 치료받는 동안 동병상련의 엄마들과 공유할 수 있었던 동료애와 우정은 내 삶에 많은 위로와 힘이 되었다. 13년 전 처음 아이를 업고 오르내리던 그 계단을 이렇게 오래 다니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러나 아마도 선생님들의 진심 어린 따뜻한 배려와 보살핌이 없었다면, 이 시간은 더 길어졌으리라 생각된다. 흔들리고 절망할 때마다 위로해 주시고 희망을 북돋아 주시던 선생님들의 말씀을 잊을 수가 없다. '이제는 하산해도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이 있었으나, 아이가 최근까지도 연구소를 마치 제 집같이, 안식처처럼 여기고 선생님을 만나길 원해 결국 13년을 줄기차게 다녔다. 최근 드디어 아이의 입에서 "이제는 혼자 해도 될 것 같다?"라는 말을 듣고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아이는 일반 중학교 2학년에 잘 적응하고, 장래에 자신이 하고 싶은 포부를 밝히며 스스로 노력하고 준비하고 있다. 이만큼 아이가 성장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할 따름이다. 그 동안 정확한 진단과 방향을 가지고 우리 아이를 치료해 주시고, 교육해 주신 연구소의 모든 선생님들의 사랑과 노력이 있어 우리 아이의 현재와 미래가 있다고 확신한다. 이제까지 선생님들이 쌓아오신 발달 장애 아동에 대한 임상 치료, 다양한 경험, 축적된 지식들이 연구소의 새로운 개원과 함께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도움을 주리라 생각된다.
연구소의 개원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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